사건 번호 | 2025고단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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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 특수폭행 — 죄명 앞에 '특수'가 붙은 폭행 사건. 피해를 입은 분이 한 분이 아니었음 |
의뢰인 | 조사 때부터 법정까지 사실을 다투지 않은 피고인들 |
합의 | 시도했으나 성립하지 않음 |
공탁 | 피해를 입은 분마다 따로, 금액도 따로 — 그리고 공탁에 이른 경위를 적은 별도의 서면 |
함께 낸 것 | 교육 수료증과 서약서, 자필 반성문, 선고일이 가까워진 뒤에도 더 도착한 탄원서 |
결과 | 징역형의 집행유예 — 형의 길이와 선고일은 판결문을 확보하지 못해 적지 않음 |
※ 의뢰인과 피해를 입은 분들의 수와 관계, 피해의 정도, 공탁 금액과 시기는 적지 않았으며, 경위는 이미 공개된 테두리 안에서 일반화했습니다.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붙었습니다. 합의는 끝내 되지 않은 채였습니다. 이 기록이 적으려는 것은 합의가 없는 사건이 법원 앞에 남기는 빈칸이 무엇이고, 그 가운데 어느 칸을 무엇으로 채웠는가입니다. 공탁이라는 돈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더 정확히는 공탁서에는 적히지 않는 것을 어디에 적었는가의 이야기입니다.
합의가 없는 사건이 법원 앞에 남기는 세 칸
합의서 한 장에는 보통 세 가지가 같이 들어 있습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상대방의 의사, 손해가 메워졌다는 확인, 그리고 거기에 이르기까지 양쪽이 주고받은 과정입니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이 셋이 한꺼번에 비는데, 비어 있는 칸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합의가 있었다면 채워졌을 칸 | 합의가 없을 때 | 이 사건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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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상대방의 의사 | 없음 — 다만 이 죄명에서는 그 의사가 있어도 사건이 끝나지 않고, 형을 정하는 자료로만 남음 | 채울 수 없는 칸으로 두었습니다 |
손해가 메워졌다는 확인 | 없음 — 돈을 건넬 통로 자체가 닫힘 | 공탁으로 일부를 채웠습니다. '전부'라고 적지 않았습니다 |
거기까지의 과정 | 합의서가 없으니 그 과정을 담을 서류도 없음 | 공탁과는 별도의 서면으로 채웠습니다 — 이 글의 중심 |
첫째 칸은 애초에 이 사건이 열어 둘 수 없는 칸이었습니다. 단순한 폭행이라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상대방의 의사만으로 절차가 멈추지만, '특수'가 붙는 순간 그 효력은 사라지고 합의는 형을 정하는 자리의 자료가 됩니다. 죄명에 따라 합의의 효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는 [폭행·상해·특수 죄명마다 합의의 효력을 가른 가이드]와 [합의가 사건을 끝내는 죄와 끝내지 못하는 죄를 정리한 가이드]에 있으므로 이 글은 그 설명을 맡기고 넘어갑니다. 요컨대 이 사건에서 합의는 처음부터 '사건을 끝내는 일'이 아니라 '형을 정할 때 놓이는 자료'였고, 그것이 성립하지 않았으니 남은 물음은 그 자리에 무엇을 놓을 수 있는가였습니다.
공탁서는 경위를 적는 서류가 아닙니다
둘째 칸을 공탁으로 채우는 길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공탁이 합의와 같은 무게로 읽히지 않는다는 점과 선고 직전의 공탁이 어떻게 읽히는지도 위 가이드에 정리돼 있습니다. 이 글이 보태려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공탁을 해도 셋째 칸은 비어 있습니다.
공탁서에 적히는 것을 보면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누가 공탁하는지, 얼마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어느 법원의 어느 사건인지, 그리고 공탁의 원인입니다. 원인을 적는 칸이 있기는 하지만, 형사사건의 공탁에서 그 칸은 피해가 생긴 시점과 돈의 성격을 특정하는 정도로 쓰이지 경위를 서술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공탁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공탁소의 통지나 피고인 쪽의 제출로 법원에 닿는데, 어느 경로로든 법원에 닿는 것은 결국 "누가 누구를 위해 얼마를 맡겼다"는 사실입니다. 합의를 몇 번 시도했는지, 어느 단계에서 멈췄는지, 금액을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지, 이 돈이 손해의 전부인지 일부인지 — 어느 칸에도 없습니다.
그래서 공탁과 함께 서면 한 장을 따로 냈습니다. 재판부에 내는 참고자료 제출서였고, 담은 내용은 네 가지였습니다. 합의를 위해 연락을 시도한 사실. 그것이 성립하지 않은 사실. 그래서 손해의 일부라도 먼저 메우기 위해 공탁한다는 연결. 그리고 피해를 입은 분이 여럿이어서 사람마다 따로 공탁했고 금액도 따로 정했다는 설명입니다.
넣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합의가 되지 않은 이유를 상대방 쪽에서 찾는 문장입니다. 그 문장이 한 줄이라도 들어가면 서면은 피해를 메우려는 기록에서 자신을 감싸는 기록으로 바뀌고, 공탁의 뜻을 스스로 지웁니다.
법원 앞에 놓이는 서류 | 말하는 것 | 말하지 못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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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탁서(와 공탁소의 통지) | 누가, 누구를 위해, 얼마를, 어느 사건으로 | 왜 합의가 아닌 공탁인지, 그 돈이 전부인지 일부인지 |
참고자료 제출서 | 합의 시도의 사실, 성립하지 않은 사실, 공탁에 이른 연결, 사람마다 따로 한 이유 | 상대방이 응하지 않은 이유 — 적지 않았고, 적을 자리도 아님 |
상대방의 의견(법원이 따로 확인) | 공탁금을 받을지, 처벌에 관해 어떤 뜻인지 | 이쪽에서 좌우할 수 없는 칸 |
돌려받지 못하는 돈
서면이 경위를 말한다면, 돈은 다른 것을 말합니다. 형사사건의 피해자를 위해 공탁한 돈은 지금의 법에서 공탁자가 마음대로 되찾을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상대방이 찾아가지 않고 두더라도 공탁자 쪽에서 임의로 회수할 수 없고, 돌려받을 수 있는 경우는 상대방이 회수에 동의하거나 받지 않겠다는 뜻을 공탁소에 통고한 때, 그리고 무죄가 확정되거나 기소유예가 아닌 불기소로 끝난 때처럼 법이 정해 둔 경우로 한정됩니다.
이 점이 공탁을 '말'과 갈라놓습니다. 선고가 집행유예로 나오든 실형으로 나오든 그 돈은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반성문은 쓰는 사람의 뜻을 담지만 그 뜻이 진짜인지는 종이가 증명하지 못하는데, 공탁은 적어도 "선고만 넘기고 찾아가는 돈"이 아니라는 사실을 법 자체가 떠받칩니다. 공탁 금액을 정할 때 이 전제를 먼저 놓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되돌아오지 않는 돈이라는 것을 알고 정한 금액과, 잠시 맡기는 돈이라고 여기고 정한 금액은 같을 수 없습니다.
돈이 향하는 곳과 서류가 향하는 곳
공탁은 이미 생긴 손해를 향합니다. 함께 낸 교육 수료증과 서약서는 아직 오지 않은 날을 향하고, 자필 반성문과 탄원서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향합니다. 셋은 서로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손해를 메운 사람이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별개의 물음이고,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서약이 이미 생긴 손해를 메우지도 않습니다. 탄원서는 선고일이 가까워진 뒤에도 더 도착했고, 그때마다 추가 서면으로 냈습니다.
결과 — 징역형의 집행유예, 그리고 이 글이 쓰지 않는 문장
법원은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판결문을 확보하지 못해 형의 길이와 선고일, 그리고 법원이 어느 자료를 어떻게 읽었는지는 적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글은 "공탁 덕분에 집행유예가 나왔다"는 문장을 쓰지 않습니다. 합의가 없는 사건에서 공탁과 경위 서면, 교육과 서약, 반성문과 탄원이 선고 전에 법원 앞에 놓였고, 결론이 집행유예였다는 사실까지가 이 기록이 말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맞은 분들에 관하여
합의에 응하지 않은 것은 그분들의 권리였습니다. 공탁금을 찾아갈지, 처벌에 관해 어떤 뜻을 밝힐지도 그분들의 몫이고, 이 글은 그 결정의 이유를 짐작하지 않습니다. 서면에 상대방을 탓하는 문장을 한 줄도 넣지 않은 것은 변론의 기술이기 전에 그분들에 대한 태도였고, 이 기록도 같은 선 위에서 썼습니다. 공탁이 손해의 일부를 메웠을지는 몰라도 그날 겪은 일을 되돌리지는 못한다는 것을, 이 글의 어느 문장도 잊지 않았습니다.
합의가 되지 않은 채 선고일이 다가온다면
확인할 것 |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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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죄명이 상대방의 처벌불원으로 끝나는 죄인지 | 끝나는 죄라면 합의가 절차를 멈추고, 끝나지 않는 죄라면 합의도 공탁도 형을 정하는 자료입니다. 출발점이 다릅니다 |
공탁할 돈은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전제로 금액을 정했는지 | 선고 뒤에 찾아올 수 있는 돈이 아닙니다. 그 전제가 금액과 시점을 정합니다 |
공탁서와 별개로 경위를 적은 서면을 준비했는지 | 공탁서에는 경위가 적히지 않습니다. 시도의 사실과 공탁에 이른 연결은 따로 적어야 법원 앞에 놓입니다 |
그 서면에 상대방을 탓하는 문장이 없는지 | 한 줄이면 서면의 성격이 바뀝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공탁서에 합의를 시도했던 사정을 적을 수는 없나요? A. 공탁서의 원인란은 피해가 생긴 시점과 돈의 성격을 특정하는 칸이고, 경위를 서술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경위는 재판부에 내는 별도의 서면 — 참고자료 제출서나 변호인 의견서 — 에 적습니다. 그 서면에서도 합의가 되지 않은 이유를 상대방 쪽에서 찾는 문장은 넣지 않습니다.
Q. 공탁한 돈은 재판이 끝나면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돌려받지 못합니다. 상대방이 회수에 동의하거나 받지 않겠다는 뜻을 공탁소에 알린 경우, 무죄가 확정되거나 기소유예가 아닌 불기소로 끝난 경우처럼 법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회수할 수 있습니다. 유죄로 끝난 사건에서 선고 뒤에 되찾는 돈이 아니라는 전제로 금액을 정해야 합니다.
Q. 피해를 입은 분이 여럿이면 공탁도 여러 번 해야 하나요? A. 공탁은 받을 사람을 특정해서 하는 것이므로 보통 사람마다 따로 합니다. 피해의 정도가 다르면 금액도 따로 정하고, 경위를 적은 서면도 사람마다 그 내용을 따로 적습니다. 한 분의 선택이 다른 분의 선택을 대신하지도 않습니다. 합의가 된 분과 되지 않은 분이 섞인 사건을 다룬 방식은 [합의가 되지 않은 상대에게 변제를 이어 간 병합 사건 기록]에 있습니다.
※ 여기 적은 결론은 이 사건의 사정과 제출된 자료에서 나온 것입니다. 공탁과 서면이 있었다고 해서 다른 사건에서 같은 선고가 나온다고 말할 수 없고, 이 글은 어떤 결과도 보장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쓴 사람
이의진 변호사 | 법무법인 원결(강원 원주)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사실을 다투지 않는 사건에서 형을 정하는 자리의 변론을 많이 맡아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