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사건 상담에서 가장 먼저 듣는 말은 대개 비슷합니다. "검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 한 문장이 이 사건 유형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다른 형사사건과 다툼의 자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눈에 보는 결론 ① 마약 사건의 중심 증거는 사람의 말이 아니라 몸에서 나온 감정 결과입니다. ② 그 때문에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방식으로는 얻을 것이 적고, 실제 쟁점은 시점·횟수·경위 쪽으로 이동합니다. ③ 사건의 무게는 무엇을 다루었는가와 어떻게 다루었는가, 이 두 변수의 조합으로 정해지며, 이름이 같은 '마약 사건'이라도 무게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④ 이 유형의 절차는 응징 한 갈래로만 짜여 있지 않아, 회복의 기록이 판단 자료로 실제 제출됩니다.
다툼의 자리가 옮겨 가는 이유
일반적인 형사사건에서는 진술이 증거의 중심에 섭니다. 마약 사건은 그렇지 않습니다. 소변이나 모발을 대상으로 한 감정 결과가 먼저 놓이고, 나머지 판단이 그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차이가 변론의 출발점을 바꿉니다. 결과가 이미 나와 있는 상태에서 부인만 반복하면 얻는 것이 없습니다. 대신 물어야 할 것은 이런 것들입니다. 이 결과는 어느 시기를 가리키는가. 그 시기에 관해 본인이 기억하는 사실은 무엇인가. 수사기관이 말하는 횟수와 경위가 그 결과로 뒷받침되는가.
시료를 내라는 요구에 어떻게 응할지, 그리고 확보 과정이 절차를 지켜 이루어졌는지도 초기에 판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 판단들을 혼자 내리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검사 방법에 따라 보이는 시간의 폭이 다릅니다
확인 방법 | 무엇을 말해 주는가 | 변론에서 갖는 의미 |
|---|---|---|
현장의 간이 검사 | 즉시 확인을 위한 1차 선별 — 결과만으로 곧바로 단정하기 어려운 성격 | 확인이 필요한 사건인지 가르는 첫 관문 |
소변 감정 | 비교적 가까운 시기의 사용 여부 | 최근 시점에 관한 주장과 맞춰 볼 자료 |
모발 감정 | 상당히 거슬러 올라간 시기까지 드러남 | 오래전 일이 함께 문제 되는 사건인지를 가르는 자료 |
세 가지가 가리키는 시간의 폭이 다르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어떤 결과가 어느 구간을 말하고 있는지를 읽어내지 못하면, 인정할 범위와 다툴 범위를 나눌 수 없습니다.
사건의 좌표를 정하는 두 변수
'마약 사건'이라는 한 단어로 묶이는 사건들이 실제로는 서로 아주 먼 자리에 놓입니다. 그 자리를 정하는 변수가 둘입니다.
첫 번째 변수는 대상입니다. 법은 규제 대상을 몇 갈래로 구분해 두고, 갈래마다 다른 잣대를 적용합니다. 두 번째 변수는 행위의 모양입니다. 스스로 쓰거나 지니고만 있던 경우와, 남에게 넘기거나 연결해 주거나 길러 낸 경우는 법이 열어 둔 형의 폭 자체가 다릅니다.
이 둘이 곱해져 사건의 좌표가 나옵니다. 그래서 같은 이름으로 불려도 어떤 사건은 입구 쪽에, 어떤 사건은 훨씬 안쪽에 놓입니다. 덧붙일 것은 입구 쪽이라고 해서 가벼운 자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스스로 한 차례 쓴 경우에도 법이 정해 둔 출발선은 낮지 않습니다.
자주 듣는 세 가지 오해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 실제로는 |
|---|---|
"한 번뿐이라 별일 아니지 않나요" | 횟수는 형을 정할 때 고려되는 사정이지 성립 자체를 막는 요소가 아닙니다. 한 번의 사용도 처벌의 대상입니다 |
"초범이면 가볍게 끝난다던데요" | 완만하게 마무리되는 사건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그 결론에도 이행할 조건이 붙고 자료가 남습니다. 없던 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두 번째 사건부터는 고를 수 있는 길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
"그 나라에서는 합법이었습니다" | 우리 형법의 적용 범위는 국경 안쪽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밖에서 한 행위도 원칙적으로 여기에 들어옵니다. 그곳에서 허용되는 물질이었더라도 국내에서 문제가 될 수 있고, 돌아온 뒤 한참 지나 통지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
신병 문제가 앞서 오는 유형입니다
이 유형에서는 수사가 시작되자마자 구속 여부가 쟁점이 되는 일이 흔합니다. 자료를 감추기 쉬운 성격이고 같은 일이 반복될 소지가 크다고 평가되는 탓입니다. 그래서 조사 준비와 영장 단계 준비를 따로 떼어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영장 심문 자리에서 어떤 사정을 자료로 보여야 하는지는 [구속영장과 영장실질심사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절차 안에 회복의 자리가 있습니다
이 유형의 또 다른 특징은 제도가 응징 한 갈래로만 짜여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의존 상태를 벗어나도록 돕는 공적 절차가 따로 마련되어 있고, 판결에 재활 교육을 이수하라는 명령이 덧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교육을 마치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조건으로 걸어 기소 여부를 뒤로 미루는 처분이 나오기도 합니다. 조건이 붙는 처분이 어떤 구조인지는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 가이드]에서 다루었습니다.
형을 정할 때에도 판단의 한 축은 지나간 일이 아니라 앞으로의 일에 놓입니다. 진료 기록이나 기관 프로그램 이수 내역은 그 자리에 실제로 제출되는 자료입니다. 다짐은 말로 남지만 이것들은 날짜와 함께 남습니다.
당장 손댈 수 있는 세 가지
순서를 세운 뒤에 말한다. 조사에 응하기 전에, 감정 결과가 가리키는 구간과 본인이 떠올릴 수 있는 사실을 나란히 놓고 대조해 보십시오. 어디까지 인정하고 어디부터 다툴지를 정한 다음 말하는 것과 그러지 않은 것은 남는 조서가 다릅니다.
회복을 시작하고, 시작한 사실 자체를 남긴다. 진료·상담·재활 프로그램은 본인이 직접 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객관 자료입니다. 늦게 시작할수록 쌓인 분량이 적습니다.
혼자 해내겠다는 각오에 기대지 않는다. 의존은 마음먹기로 벗어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공적 기관의 문을 두드린 기록은 그 자체가 회복의 흔적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모발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A. 감정 결과가 가리키는 시기의 폭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그 구간에 관해 확인 가능한 사정을 정리하는 것이 출발점이고, 기억이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모든 횟수와 경위를 그대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습니다.
Q. 치료를 받으면 처벌이 없어지나요? A.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절차 안에 치료와 재활을 고려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고, 수사 단계와 재판 단계 모두에서 판단의 재료가 됩니다. 시작이 이를수록 자료로 남는 기간이 길어집니다.
Q. 조사 통지를 받았는데 아직 결과를 모릅니다.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A. 통지를 받은 시점에 이미 어떤 자료가 확보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리고 조사에서 말할 내용을 정리하기 전에 인정할 범위와 다툴 범위를 먼저 나누어 두십시오. 순서를 바꾸면 되돌리기 어려운 진술이 남습니다.
이 글을 쓴 사람
이의진 변호사 | 법무법인 원결(강원 원주)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형사사건의 수사 단계 대응과 법원 변론을 중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