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결론 ① 혐의없음·불송치·무죄는 전과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 채용 과정에서 요구하는 회보서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② 대신 입건되어 조사를 거쳤다는 이력이 수사경력자료라는 이름으로 한동안 보관됩니다. ③ 보관 기간은 두 축이 맞물려 정해집니다 — 출발한 죄명의 무게, 그리고 절차가 어느 지점에서 끝났는지. ④ 자료가 지워지는 시점과 사건이 완전히 닫히는 시점은 서로 다릅니다 — 그래서 결정문과 제출 자료는 본인이 따로 챙겨 두셔야 합니다.
좋은 결론을 받아 든 다음 날에 이런 전화가 옵니다. 조사받은 사실이 어딘가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 나중에 회사가 알게 되는 것은 아닌지. 결과지는 손에 있는데 마음은 정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글에서는 잘 끝난 사건 뒤에 실제로 남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이 언제 사라지는지를 차례로 확인합니다.
전과와 같은 자리에 놓이나요
놓이지 않습니다. 흔히 전과라 부르는 기록은 유죄 판단과 형의 선고를 거쳐야 비로소 만들어집니다. 유죄로 간 적이 없는 사건에서는 애초에 생기지 않고, 취업할 때 떼어 내는 서류에도 나타날 일이 없습니다. 유죄로 끝난 사건의 기록이 어디에 쌓이고 언제 힘을 잃는지는 전과기록을 다룬 글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기소유예는 이 글이 다루는 범위 밖입니다. 처벌 없이 마무리된다는 겉모습은 비슷해도 죄의 성립을 전제로 하는 처분이라 답이 달라지니, 기소유예를 다룬 글 쪽을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러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피의자로 입건되면 수사기관에는 인적사항과 죄명이 담긴 자료가 만들어지고, 절차가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도 거기에 함께 적힙니다. 이 자료를 수사경력자료라고 부릅니다. 결론이 혐의없음이라 해도 조사 자체가 있었다는 사실은 한동안 남아 있게 됩니다.
다만 아무나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가 아닙니다. 조회가 허용되는 경우를 법이 한정해 두었기 때문에, 회사가 지원자의 조사 이력을 확인할 길은 열려 있지 않습니다. 조회 제한의 범위는 전과기록을 다룬 글에 함께 정리했습니다.
얼마나 보관되나요 — 두 축으로 정해집니다
보관 기간은 법에 숫자로 적혀 있습니다. 그 숫자를 고르는 축이 둘입니다.
출발한 죄명의 무게 | 절차가 끝난 지점 | 보관 기간 |
|---|---|---|
법에 정해진 형의 상한이 징역 10년에 닿는 무거운 죄 | 지점과 무관 | 10년 |
형의 상한이 징역 2년 이상인 죄 | 지점과 무관 | 5년 |
그보다 가벼운 죄 | 경찰 단계에서 송치 없이 종결 | 6개월 |
그보다 가벼운 죄 | 법원의 무죄 판결 | 5년 |
그보다 가벼운 죄 | 그 밖의 종결 | 원칙적으로 곧바로 정리 |
세는 출발점은 처분일 또는 판결 확정일입니다. 미성년자였던 사건에는 더 짧은 기준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표를 놓고 보면 두 가지가 눈에 띕니다. 결론이 똑같이 혐의없음이어도 출발한 죄명이 다르면 6개월과 10년 사이 어디로든 갈라진다는 점, 그리고 법원까지 가서 무죄를 받은 사건이 경찰 단계에서 접힌 사건보다 오래 보관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이지만, 기간을 고르는 축이 결론의 깨끗함이 아니라 죄명의 무게와 절차의 지점이어서 생기는 일입니다.
자료가 지워지는 것과 사건이 닫히는 것은 다릅니다
이 둘을 하나로 보시면 판단이 어긋납니다. 보관 기간은 자료가 언제 정리되느냐의 문제이고, 사건이 다시 열릴 수 있느냐는 그와 별개의 문제입니다.
경찰 단계에서 내려진 결정에는 판결이 갖는 확정력이 없습니다. 상대편이 불복 절차를 밟으면 검찰에서 다시 검토될 수 있고, 검사 쪽에서 재수사를 요구하는 길도 있습니다. 세월이 흐른 뒤 새로운 자료가 등장하는 경우까지 생각하면, 잘 끝난 사건일수록 그 결론을 지탱한 서류를 본인이 쥐고 있어야 합니다. 자료를 지우는 일은 국가가 알아서 하지만, 내 쪽 자료를 남기는 일은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습니다.
끝난 뒤에 챙겨 둘 것
무엇을 | 왜 |
|---|---|
결정문·통지서 원본 | 사건번호와 종결 사유가 적힌 문서라, 같은 일이 다시 거론될 때 가장 먼저 꺼내 놓을 수 있습니다 |
그때 냈던 자료 묶음 | 영상, 정리해 둔 진술, 진단서 사본 같은 것들입니다. 재수사나 관련 민사 분쟁은 몇 해 뒤에 찾아오기도 합니다 |
기간이 지난 뒤의 확인 | 본인은 자기 기록을 조회할 수 있으므로, 계산해 둔 시점이 지나면 실제로 지워졌는지 스스로 조회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정해진 때가 오기 전에 앞당길 방법이 없느냐는 질문도 자주 나옵니다. 이 기간은 법이 못박아 둔 것이어서 본인의 요청으로 줄어들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정리되는 구조일 뿐, 신청을 받아 처리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래서 더더욱 내 사건이 표의 어느 줄에 놓이는지부터 계산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무죄를 받았는데도 기록이 남는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습니다. A. 남는 것은 판단의 내용이 아니라 절차를 거쳤다는 이력입니다. 이 혐의로 재판까지 갔고 무죄로 확정되었다는 경과가 기간 동안 확인 가능한 상태로 있을 뿐, 그것이 불이익의 근거로 쓰이도록 열려 있지는 않습니다. 결론 자체는 무죄 그대로입니다.
Q. 취업이나 자격 심사에서 걸림돌이 될까요? A. 잘 끝난 사건은 전과가 아니므로 전과를 전제로 걸어 둔 제한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분야마다 요구하는 서류와 심사 기준이 달라서, 해당 직역의 규정을 개별로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 구조는 결격사유를 다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Q. 내 사건이 표의 어느 줄에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받으신 통지서를 보시면 됩니다. 적혀 있는 죄명이 첫 번째 축을, 어느 단계에서 끝났는지가 두 번째 축을 알려 줍니다. 두 칸이 채워지면 남은 기간은 계산으로 나옵니다.
※ 죄명과 종결 지점이 사건마다 달라 개별 결과를 단정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 문제는 짐작으로 불안해할 일이라기보다 표를 놓고 확인할 일에 가깝습니다.
이 글을 쓴 사람
이의진 변호사 | 법무법인 원결(강원 원주)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형사사건의 수사 단계 대응과 법원 변론을 중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