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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률 이야기

    [원주형사전문변호사]과실이 있어도 유죄가 아닐 수 있습니다 — 과실범 처벌의 세 관문

    부주의로 사람이 다친 사건이 유죄가 되려면 과실·인과관계·예견가능성이 전부 증명되어야 합니다. 각 관문에서 판단이 끊기는 지점, 증명 책임의 소재, 조사에서 자책 진술이 만드는 문제, 다툼의 재료가 되는 자료 목록까지 표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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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의진
    Sep 17, 2026
    [원주형사전문변호사]과실이 있어도 유죄가 아닐 수 있습니다 — 과실범 처벌의 세 관문
    Contents
    세 관문은 각각 무엇을 묻나요인과관계는 어디에서 끊기나요예견가능성은 왜 별도의 관문인가요조사에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요자주 묻는 질문

    한눈에 보는 결론 ① 부주의로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한 사건이 유죄가 되려면 과실·인과관계·예견가능성 세 요건이 전부 증명되어야 합니다. ② 증명 책임은 수사기관 쪽에 있습니다 — 피의자가 무고함을 증명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③ 잘못이 있었더라도 그 잘못 '때문에' 결과가 생긴 것이 아니라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④ 조사에서의 자책 표현은 도의적 사과가 아니라 요건을 채워 주는 진술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사고 후 조사를 앞둔 분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어쨌든 제 부주의도 있으니까요"입니다. 그 마음과 별개로, 법의 판단은 거기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부주의가 있었다는 사실과 그 부주의가 범죄가 된다는 결론 사이에는 세 개의 관문이 있고, 어느 하나에서 멈추면 유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세 관문은 각각 무엇을 묻나요

    관문

    무엇을 심사하나

    여기서 증명이 안 되면

    ① 과실

    그 상황에서 요구되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잘못이 있었는가

    처벌의 출발점 자체가 없음

    ② 인과관계

    그 잘못이 실제로 결과를 만들어 냈는가

    잘못은 남지만 그 결과의 죄책은 물을 수 없음

    ③ 예견가능성

    그런 결과가 생길 수 있음을 내다볼 수 있었는가

    대비할 수 없었던 일에는 책임을 지우지 않음

    많은 분이 ①만 보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런데 실제 판단에서 향방이 갈리는 자리는 ②와 ③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무거운 결과가 났다는 사실이 세 관문을 대신 통과해 주지는 않습니다.

    인과관계는 어디에서 끊기나요

    두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첫째, 모든 것을 제대로 했다고 가정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사고입니다. 위반 사항이 있었더라도, 그 의무를 지켰을 경우에 결과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으면 위반과 결과의 연결 고리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위험을 만들어 낸 행위가 아니라면 그 결과를 이유로 벌하지 않는다는 것이 형법의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결과를 직접 만든 원인이 다른 곳에 있는 사고입니다. 제3자의 행동이나 피해자 쪽의 행동이 결정적 원인이었다면, 관리·운전상의 흠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흠이 결과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게 됩니다.

    어느 쪽이든 판단의 재료는 말이 아니라 재구성된 사실입니다 — 당시의 규정과 관행, 동선과 시간, 기록 장치가 남긴 데이터가 그 재료입니다.

    예견가능성은 왜 별도의 관문인가요

    주의의무는 통상적인 위험을 전제로 정해집니다. 통상의 범위를 벗어난 이례적인 경과로 생긴 결과까지 미리 대비하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축적된 판례의 태도입니다. 감독하는 자리에 있었다는 사정, 반대로 사고 순간 현장에 없었다는 사정 — 어느 쪽도 그것만으로 과실과 책임을 자동으로 만들어 내지는 않습니다. 지위가 아니라 '그 지위에서 무엇을 알 수 있었고 무엇을 했어야 했는가'가 심사 대상입니다.

    조사에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요

    "제가 부주의했습니다"라는 도의적 표현은, 조서 위에서는 첫 번째 관문을 스스로 채워 주는 진술로 읽힐 수 있습니다. 사실은 사실대로 진술하되, 잘못의 평가가 걸린 물음에는 기억을 가다듬고 자료를 확인한 다음 답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리고 다툼의 재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 해당 업무가 평소 어떤 규정·절차로 운영됐는지, 결과를 실제로 일으킨 원인이 어느 지점이었는지, 주의를 다했다면 정말 달라졌을지를 보여 주는 자료입니다.

    이 구조가 실제 사건에서 작동한 기록도 있습니다. 안전사고에서 과실과 인과관계 두 관문을 짚어 혐의없음으로 종결된 사례, 사망 사고에서 사고 재구성으로 불기소된 사례를 각각 정리해 두었습니다. 교통사고라면 처벌 특례가 겹쳐 작동하므로 12대 중과실 가이드를, 접촉 없는 사고의 인과관계는 비접촉 사고 가이드를 함께 보시면 구조가 이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잘못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유죄로 이어지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과실은 세 관문 중 첫 번째일 뿐이고, 나머지 두 관문의 증명 책임도 수사기관에 있습니다. 실제로 잘못의 존재는 인정되면서도 인과관계나 예견가능성이 증명되지 않아 수사 단계에서 끝나는 사건이 있습니다.

    Q. 인과관계를 다투면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요? A.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과 법적 요건의 다툼은 별개의 트랙으로 함께 갈 수 있습니다. 다친 분에 대한 도리를 다하는 것과, 법이 정한 요건을 요건대로 따지는 것은 충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책감 때문에 따질 것을 놓치면 사실과 다른 책임까지 안게 됩니다.

    Q. 블랙박스 같은 기록이 없으면 무엇으로 다투나요? A. 영상만이 재료는 아닙니다. 업무 규정과 매뉴얼, 평소의 작업·운행 관행, 시간대별 동선, 현장 구조, 관계자 진술의 교차 확인이 모두 재구성의 재료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조사 전에 이 자료들의 목록을 만들어 두는 일입니다.

    사안마다 사실이 다르고, 같은 유형의 사고도 결론이 갈립니다. 다만 어느 사건에서든 판단은 세 관문의 순서대로 이루어진다는 구조는 같습니다.


    이 글을 쓴 사람

    이의진 변호사 | 법무법인 원결(강원 원주)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형사사건의 수사 단계 대응과 법원 변론을 중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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