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결론 —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학교는 사안을 임의로 종결할 수 없습니다. 교육지원청 소속 전담조사관의 조사와 가해·피해학생 분리가 시작되고, 경미한 사안은 네 가지 요건과 피해학생 측의 서면 동의가 갖춰질 때만 학교장 자체해결로 끝납니다. 그 외에는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려 서면사과(1호)부터 퇴학(9호)까지의 조치를 정하며, 결과에 불복하면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안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안이 무거우면 형사·소년 절차와 민사 손해배상이 별도로 진행됩니다.
절차 전체를 표 한 장으로
단계 | 무슨 일이 일어나나 | 이때 중요한 것 |
|---|---|---|
① 신고·접수 | 학교는 사안을 덮을 수 없고 절차가 개시됨 |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 시작 |
② 조사·분리 | 전담조사관(교육지원청 소속) 조사, 가해·피해학생 분리, 피해학생 긴급보호 가능 | 대화·사진·진료기록 보존, 확인서는 차분히 작성 |
③ 갈림길 | 요건 충족 + 피해 측 서면 동의 시 학교장 자체해결로 종결 | 동의 여부는 피해학생 측의 전략적 판단 |
④ 심의위원회 |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개최, 양측 의견진술 | 의견서·자료 준비가 결과를 좌우 |
⑤ 조치 | 피해학생 보호조치 + 가해학생 1~9호 조치 | 조치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보존이 달라짐 |
⑥ 불복 | 행정심판·행정소송 (집행정지 병행 검토) | 안 날부터 90일 — 기한 관리가 핵심 |
'학교폭력'의 판단 기준은 장소가 아닙니다
법이 정한 학교폭력의 초점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위인가'에 있습니다. 폭행·상해·협박·감금, 모욕과 명예훼손, 공갈과 강요, 강제 심부름, 따돌림과 사이버폭력, 성폭력 등이 학생의 신체·정신 또는 재산의 피해로 이어졌다면, 그 일이 교문 밖에서 벌어졌어도 해당합니다. 단체 대화방에서의 따돌림, 인공지능 얼굴 합성물(딥페이크)의 제작·유포까지 법문에 올라 있습니다. 장난이라는 해명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접수 직후 — 조사의 주체부터 확인
조사를 맡는 사람은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입니다. 담임교사가 사안을 조사하던 과거와 달리, 2024년부터는 교육지원청에 배치된 조사관이 담당합니다. 조사 결과가 이후 모든 판단의 기초 자료가 되는 만큼, 이 단계에서 부모가 챙길 일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시간순 사실 정리, 자료(대화 내역·사진·진료 기록) 보존, 그리고 학생의 확인서는 기억이 정돈된 뒤 차분히 쓰게 하는 것. 급하게 적은 문장 하나가 그대로 공식 기록이 됩니다.
피해학생 보호도 같은 시점에 개시됩니다. 학교의 장에게는 사안을 인지하면 두 학생을 곧바로 분리할 의무가 있고(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는 예외), 피해학생의 요청이 있으면 심리상담·일시보호 같은 긴급보호가 우선 실시될 수 있습니다.
심의위원회 없이 끝나는 경우 — 학교장 자체해결
경미한 사안이라면 심의위원회까지 가지 않고 학교장 차원에서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조건은 두 겹입니다. 먼저 아래 네 요건이 하나도 빠짐없이 갖춰져야 하고, 그 위에 피해학생 본인과 그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까지는 바라지 않는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야 합니다.
자체해결의 요건 (전부 충족) |
|---|
2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진단서가 제출되지 않았을 것 |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곧바로 복구되었을 것 |
폭력 행위가 지속적이지 않았을 것 |
신고·진술에 대한 보복 사안이 아닐 것 |
결정권은 사실상 피해학생 측에 있는 셈입니다. 서면 동의 여부는 피해의 실제 크기, 재발 가능성, 상대 측의 태도를 저울에 올려 정할 문제이지, 학교의 권유에 서둘러 답할 일이 아닙니다. 관계회복 프로그램 참여도 의무가 아닌 선택입니다.
심의위원회 — 여는 곳은 교육지원청입니다
자체해결 요건을 채우지 못한 사안의 다음 단계는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입니다. 예전처럼 학교 안에서 여는 방식이 아니라, 학교 바깥의 기구가 사안을 심의하는 체계입니다. 조치를 결정하기에 앞서 피해·가해 양쪽 학생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법의 요구이고, 이 자리가 사실상의 변론입니다. 사실관계 정리와 의견서 준비의 질이 조치 수위를 좌우합니다.
조치 — 보호와 처분
피해학생 쪽에는 일시보호와 심리상담, 학급교체, 치료·요양 등의 보호조치가 가능합니다. 이때 드는 상담·치료 비용의 부담 주체는 원칙적으로 가해학생의 보호자입니다.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학교안전공제회 등이 비용을 선지급한 뒤 가해 측에 청구하는 경로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아홉 단계입니다.
호수 | 조치 |
|---|---|
1호 |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
2호 |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
3호 | 학교봉사 |
4호 | 사회봉사 |
5호 |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
6호 | 출석정지 |
7호 | 학급교체 |
8호 | 전학 |
9호 | 퇴학 (의무교육과정 학생에게는 불가) |
신고에 대한 보복이 문제된 사안은 조치가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몇 호 조치를 받느냐는 학교생활기록부에 어떻게 적히고 얼마나 남는지와 직결되는데, 이 셈법은 복잡해서 별도의 글에서 다룰 주제입니다.
불복 — 기한이 짧다는 것부터 기억해야 합니다
심의위원회의 조치는 행정처분의 성격을 가지므로, 다투는 수단도 행정쟁송(행정심판·행정소송)입니다. 행정심판의 청구 기한은 처분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필요하면 집행정지 신청을 병행해, 다투는 동안 조치의 효력을 멈춰 두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불복은 양방향으로 열려 있습니다. 조치가 너무 가볍다고 여기는 피해학생 측 역시 다툴 수 있습니다.
이 절차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교육행정의 트랙입니다. 사안이 중대하면 형사 또는 소년 절차가 별도로 진행되고, 치료비·위자료 문제는 민사 손해배상의 몫입니다. 진행 속도가 서로 다른 절차 세 개가 한 사건 위에서 동시에 굴러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초기 대응의 절반이고, 세 절차 중 어디에 대응의 무게를 둘지는 사건마다 계산이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학교 밖이나 SNS에서 있었던 일도 학교폭력으로 신고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법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위로 정의하므로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단체 대화방 따돌림·사이버폭력·딥페이크 영상 유포도 포함됩니다.
Q. 심의위원회는 학교에서 열리나요? A. 아닙니다. 개최 주체는 학교가 아니라 교육지원청입니다(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조치 결정 전에 피해·가해학생 양쪽에 의견 진술 기회가 주어집니다.
Q. 조치 결과에 불복하려면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행정심판 기준으로 처분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조치의 효력을 다투는 동안 멈추려면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검토합니다. 피해학생 측도 조치가 가볍다는 이유로 다툴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쓴 사람
이의진 변호사 | 법무법인 원결(강원 원주)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학교폭력 사안의 절차 대응과 형사사건 변론을 중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